[리들/헤르] Have You Ever (단 한 번이라도) 22 : 순수혈통 - 친화 방정식
[리들/헤르] 단 한 번이라도 22 : 순수혈통 - 친화 방정식
제 22장. 순수혈통 - 친화 방정식
(부제: 단 한 번이라도 말포이와 싸워본 일이 있는가)
1944년 12월 13일 월요일
저녁 07시 45분
"그러니까... 내가 보기엔, 우리가 야회 무도회 시작을 7시 정각으로 옮긴다면, 성대한 개막 장식으로 니들 모두가 그렇게도 원하는 매그놀리아 달빛 개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확보될 거야..."
"7시 정각?" 필리스 하디만이 헤르미온느의 왼쪽에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 7학년 그리핀도르 반장은 회장 공동 휴게실의 마루 위에 배를 깔고 헤르미온느의 옆에 엎드려 누워있었다.
공동 휴게실 자체가 어찌나 극도로 지저분한 상태였던지, 톰 리들이 이걸 본다면 헤르미온느를 래번클로 기숙사로 영구 추방해 버릴 것이었다. 바닥엔 메모가 휘갈겨진 양피지 종이들이 사방에 어질러져 있었고, 장식 마법 교본 책들이 헤르미온느와 필리스 앞에 깔린 마호가니 카펫을 가로질러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벽에는 야회 무도회 학생간부 준비단 작업 순찰 스케줄이 아무렇게나 붙여있었고, 두명의 자칭 '휴일 야회 무도회 조직위원장'들이 있는 곳까지 안내하는 과자 부스러기 증거와 함께 초콜릿 칩 서프라이즈 쿠키의 빈 상자가 신나게 타오르는 벽난로 옆에 휙 버려져 있었다.
"그렇다면...5시간 길이로 계획한 걸 지키기 위해서는, 무도회 폐회 시간이..." 필리스가 머리로 암산을 하면서 헤르미온느 쪽으로 고개를 비스듬히 틀었다. "자정이 되잖아? 사람들이 그렇게 늦게까지 기꺼이 머물려고 할까?"
헤르미온느는 보다 보수적인 40년대 십대 청소년에게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헤르미온느의 두 눈이 어렴풋이 덤블도어와 비슷한 방식으로 반짝반짝 빛났다. 그녀가 지팡이를 들고 난로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 쿠키 상자를 그 어떤 중얼거리는 주문도 없이 난로 불 속으로 집어넣었다.
"필" 여학생 회장이 경쾌하게 탁탁! 타는 불꽃에서 다시 고개를 돌리며 말문을 열었다. "이 무도회는 올해의 가장 큰 공식 사교 활동이 될 뿐만 아니라, 올해의 유일한 공식 사교 활동이 될 거야. 왠지, 난 사람들이 늦은 시각까지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고수머리를 바닥 쪽으로 숙이고는 재빠르게 그녀의 노트들을 펄럭펄럭 넘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면서 곧 동요하는 인상으로 대체되었다. "그걸... 딱... 여기에... 둔 줄 알았는데..."
즉시 그 3인치 두께의 노트들을 카펫 위로 떨구고서, 헤르미온느가 필리스를 필사적으로 바라보았다. "너 '학생 장식 마법 약정' 본 적 있어? 여기에 없는 걸 보면, 네 소지품 속 어딘가에 있는 게 틀림없어."
"그래, 어딘가엔 있겠지." 얼굴을 찌푸리며, 그 그리핀도르가 마치 토네이도 재난 구역과 몹시 닮은 그들 앞에 펼쳐진 온갖 서류의 난장판을 째려보았다. "그 쬐그만한 놈은 맨날 사라진다니까."
"나보다도 더 디펫을 찾아가고 싶지 않은가봐. 그걸 비난할 순 없지." 헤르미온느가 2주 전에 꼼꼼하게 작성해 놓았던 무도회 계획 스케줄을 다시 확인하다가, 흠칫 하면서, 약정 기한 약속 상기 문구가 원래의 네온 핑크색에서 불길한 빨간 색으로 변한 것을 알아챘다. "가능한 빨리, 즉 지금 당장 그걸 찾아야 해."
성질을 못이기고, 필리스가 허공에 두 손을 내던졌다. 신경질적인 비명을 지르며, 그녀가 다시 아래로 손을 내리고 두 소녀들이 무도회 정보 쪽으로 분류해 놓은 무수한 얇은 양피지 더미를 한웅큼 잡아챘다. 안경낀 눈을 통해 종이에 써진 글씨를 가늘게 뜨고 보면서, 필리스가 큰소리로 알렸다. "익명의 요청이, 그것도 꽤 여러 장 들어온 것 같네. 떠다니는 겨우살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달라는데."
헤르미온느가 소리내 웃고는, 어떡하든 튀어나오겠지 하는 사춘기 같은 소망으로 '약정'을 찾는 걸 보류하기로 했다. 귀 뒤에 꽂아둔 깃펜을 들고서, 사무적으로 몇몇 추가 사항들을 노트에 적으며, 그녀가 투덜거렸다. "멀린 맙소사, 요즘 내 운 같아서는, 그것들 중 하나가 내 주변을 따라다니다가 꼭 드레이코랑 둘이 있게 되는 순간에 걸리는 거 아닌지 몰라..."
"헤르미온느!" 필리스의 입술 사이로 숨이 막히는 소리가 세어 나왔고, 아주 찰나적인 순간, 헤르미온느는 그 그리핀도르가 마지막 초콜렛 칩 서프라이즈를 먹다가 목에 걸렸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필리스는 단지 쓸데없이 허걱 놀란 소리를 질렀던 것 뿐이었다. 그것도 다소 오버하면서. "드레이코 뒤 라크 말하는 거 맞아? 그 눈부신 남자의 표본? 대부분의 여자애들은 걔랑 키스하려고 목을 매는데!"
"걔들이 좀 바보인가 보네, 그럼."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글씨를 쓰면서 다소 무심히 내뱉었다. "내 말은, 그런 바람둥이를 남자친구 삼아 어쩌려고. 하긴 노는 상대로는 쉽지. 근데, 뭐 그것도 영. 그 녀석이랑 두 달 동안 같이 자본 결과로는, 별로 죽여주는 것도 없고, 솔직히 좀 지겨워지기 시작한 거 있지... 농담이야, 필, 워 거기서 멈춰, 진짜 농담이라니까!" 헤르미온느가 재빨리 덧붙였다.
그 40년대 잿빛 금발 십대소녀의 입이 질색을 해서 마치 밑에 닻이라도 달린 것처럼 벌어짐과 동시에, 얼굴에 순수한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 폭발하자, 헤르미온느는 라벤더, 지니 등 여자애들 끼리 모여 수다 떨 때처럼 군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그래, 학교에 딱 이런 소문이 퍼지면 좋기도 하겠다!
"멀린 세상에, 나한테 그런 농담은 하지 마! 절대 다시는!" 필리스가 커다란 숨을 내쉬었다.
헤르미온느에게 얇고 헤진 밴드 조직하기: 거의 무엇이든 음악이 나오게 마법을 거는 방법 이라는 제목이 달린 책을 건넬 때쯤엔, 필리스의 놀라서 튀어나온 눈이 점차 들어갔다. "그나저나, 너 정말 이 주문들을 다룰 수 있겠어? 이 책이랑 네가 나한테 빌려오란 다른 책들 전부 파티 플래너 전문가용이던데. 너 그거 알고 있지, 그치?"
"응, 농담 심하게 한 거 미안해, 필, 내 잘못이야." 헤르미온느가 사과하는 말투라기엔 다소 딴 곳에 정신이 팔린 목소리로 자동적으로 대답했다. 그녀가 자신의 어두운 로브 주머니를 뒤지며 지팡이를 빼들었다. "그리고, 사실, 장식 주문들 동작은 다들 오히려 기초 수준에 속해. 일단은 적어도, 요령만 터득한다면.... 그래서 지금 미리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터득하는 걸 시작해야할 것 같아...."
책자를 열고 페이지를 팔랑 넘기며, 헤르미온느가 두 번째 페이지에 있는 삽화들을 골똘히 연구하기 시작했다.
끼이이이이이이익!
아귀가 틀어진 초상화 구멍 소리에, 필리스가 히익 하고 새된 비명을 지르며, 공중으로 족히 반 미터는 펄쩍 뛰어오르는 와중에 어쩌다 헤르미온느의 어깨와 부딪쳤다.
헤르미온느는, 반면에, 대개는 톰 리들의 등장을 수반하는 그 거슬리는 긁히는 소음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터였기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지팡이를 실험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갈색머리 소녀는 그러나, 절대 톰 리들에게 속하지 않은 높게 째지는 목소리가 탄성을 질렀을 때는, 정말이지 팔짝 뛰었다. "우와, 헤르미온느! 너 진짜 저 초상화에 기름칠 좀 하든지 해야겠다!"
필리스가 먼저 옆쪽으로 몸을 돌리며 이 예상 밖의 침입자를 둘러보았다. "오, 안녕 라벤더."
"라벤더?" 헤르미온느가 믿기지 않는 투로 메아리처럼 외치며, 실제로 지팡이를 떨어뜨리고는, 옆으로 몸을 돌려 회장 공동실 안으로 흥분해서 춤추듯 들어오는 후플푸프 소녀를 몸소 보았다. 그녀의 어리둥절한 카페라테 빛 두 눈이 그 햇볕에 탈색된 금발 소녀를 믿기지 않는 듯 멍청히 바라보았다. "너 어떻게 여길 들어온 거야?"
"오." 라벤더가 대수롭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헤르미온느와 필리스의 뒤에 가서 섰다. 그래서 헤르미온느는 그녀를 보기 위해 거의 불가능한 180도 각도로 목을 쥐가 날만큼 돌려야 했다. "복도에서 막 뱀 눈이랑 우연히 마주쳤는데-"
"'뱀 눈'?" 필리스가 흥미롭다는 듯 끼어들었다. 그녀의 눈이 가십거리를 탐지하고 번득였다. 그녀가 겨우살이 요청서를, 마치 그 겨우살이 아이디어가 별안간 한물 간 뉴스가 되어버린 것처럼, 건의함 더미에 도로 떨어뜨렸다.
"라브"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경고했다. 다시 뒤를 돌아 라벤더를 노려보자, 그녀의 목이 결리기 시작했다.
"오, 알았어." 라벤더가 그녀의 하늘빛 눈동자를 굴리며, 고집스럽게 팔짱을 가로지르고는, 한 발을 거만하게 앞으로 밀치면서, 반대쪽으로 힙을 뺐다. "복도에서 리들과 우연히 마주쳤는데, 걔가 너의 그 비위 상하는 백마탄 왕자를 시켜서 날 위해 문을 열도록 해주겠다고 하더라구."
라벤더의 캐도건 경에 대한 묘사를 듣고는 웃음이 터지려는 걸 꾹 막으며, 헤르미온느가 완전한 충격의 감정을 억누르려고 목하 노력했다. 오, 젠장 - 지팡이를 주머니 속에 쑤셔 넣으며, 그녀가 밴드 조직하기: 거의 무엇이든 음악이 나오게 마법을 거는 방법을 탁 닫았다.
풀쩍 등을 대고 누우며, 헤르미온느가 목 결림 없이 라벤더를 미심쩍게 올려다 보았다. "걔가 그냥...자진해서... 널 여기에 들여보내 줬다고?"
라벤더가 헤르미온느에게 눈살을 찌푸려 보였다. 라벤더의 긴 계란형의 얼굴이 마루에 누운 헤르미온느의 눈높이에서 보니 비정상적으로 납작해 보였다. "음, 아니, 내가 먼저 걔한테 부탁 비슷한 걸 하기는 했지."
"그건 요점이 아냐." 헤르미온느가 믿기지가 않아서 중얼거렸다. 톰이 그녀와 최초에 맺었던 합의 사항이- '내 요구는 이거야. 우리의 공동실은 오직 공적인 업무용으로만 사용할 것. 네가 명백히 갈구하는 것 같은 그 어떤 종류의 사교 모임용으로는 사용하지 말 것.' -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직도 완전히 놀란 기분으로, 갈색머리 소녀가 고개를 흔들고는 다시 몸을 돌려 배를 대고 엎드렸다. "흠. 흥미로운걸."
"참, 그나저나 너희 둘은 어떠니?" 필리스가 직접 쳐다보지 않고 안경 낀 눈 주변으로 헤르미온느를 빤히 살피면서 영리한 눈빛으로 물었다.
헤르미온느가 한쪽 눈썹을 아치형으로 들어올리며, 지니가 '톰 리들 상황'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문제를 각별히 거론하고 싶지 않은 기분으로 그 기대에 찬 그리핀도르를 흘긋 바라보았다. "우리가 어떠냐니, 무슨 뜻이야?"
필리스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그녀의 은테 안경을 머리 위로 밀어 쓰고서 눈을 피곤하다는 듯 문질렀다. "그냥 요즘... 너희 둘이 얘기하는 걸...그다지 많이...보지 못해서." 그녀가 커다랗게 하품을 했다. "심지어는 다투지도 않던데. 미안한 말이지만, 그건 신기록 감이라고 보거든."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헤르미온느가 잠시 눈살을 찡그렸다. 왠지 짜증이 났고... 뭔가가 그녀의 속에서 파닥거렸다. 하지만 그 생각을 제쳐두고, 그녀가 끈덕지게 다시 종이의 바다로 뛰어들어 그 잃어버린 '학생 장식 마법 약정' 찾기를 재개했다. 아아아아아... 얼른 그걸 찾지 못한다면....
마치 번개처럼, 기발한 생각이 헤르미온느를 내리쳤다. 왜 미처 그 생각을 못했나 싶어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주변을 뒤적이며 지팡이를 찾아, 그 잡히지 않는 약정을 난장판 속에서 소환할 준비를 했다. 그런 차에, 그녀의 의지에 반해서, 문득 그녀의 입이 덧붙였다. "걔가 날 피하거나 뭐 그러는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지난 일주일 동안 그녀의 마음속을 헤집고 다니던 생각을 실제로 크게 입 밖에 내자 훨씬 더 안 좋게 들리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녀가 그를 비난할 수 있는 것 같은 건 아니었다.... 그녀라도 삶의 매 깨어있는 순간 마다, 숨 쉬는 순간 마다 신체적인 고통을 일으키는 누군가의 주위에 있고 싶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있지." 필리스가 계속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 그리고 헤르미온느가 점차 깨닫게 된 바로는 그건 위험스러운 일이었다. "리들말야, 기막히게 잘생겼을 건데. 그치 않니? 만일 그 외골수 성격만 아니라면 말야? 오,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지마,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그 논평에 놀라며 필리스를 흘긋 바라보자, 그녀가 덧붙였다.
학교의 대부분의 다른 소녀들은 톰 리들의 부인할 여지없이 잘생긴 외모에 멀리서나마 침을 흘릴 때면, 그의 어두운 면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여자일지는 몰라도, 너처럼, 나도 얼간이는 아냐. 리들이 교수님들을 전부 사로잡은 매력 뒤에는, 더 어둡고, 더 차가운 뭔가가 있다는 게 보인다구. 마치 차라리 꽁꽁 언 얼음으로만 만들어진 인간 같다고나 할까. 너랑 얘기할 때 유난히 진면목이 나오더라. 뭐 저런 애가 다 있나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믿기지 않지." 헤르미온느가 그녀 자신의 언짢은 목소리에 다소 놀라며 메아리처럼 중얼거렸다. 그녀는 필리스가 마지막 논평을 덧붙일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에 왠지 모르게 발끈하는 기분이 들었다.
우두커니, 그 갈색머리 소녀가 자신 앞에서 지팡이를 달랑달랑 하며, 마치 그걸 생전 처음보는 물건처럼 멍하니 응시했다. 그러면서 막연히 왜 애시당초 그녀가 지팡이를 꺼낸 걸까 궁금해 했다.
"근데도, 너희 둘이 같이 있으면 진짜 귀여워 보이는 거 있지- 너네들이 적어도, 싸우고 있지 않을 때는-" 필리스가 생각에 잠겨 그녀의 깃펜을 귀 뒤로 꽂았다. "혹시, 네가 어떡하든 막..." 그녀가 속수무책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면서 양 손을 들어올려 보이며, 다음에 이을 말을 찾았다. "걜 녹이거나 뭐 그럴 수만 있다면..."
헤르미온느의 두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그녀는 현명하게 필리스의 '너희 둘이 진짜 귀여워 보이는 거 있지' 부분의 관찰을 무시하며, 그 그리핀도르를 향해 눈을 굴렸다. "그래서 네 생각으론 내가 걜 어떻게 녹일 수 있다는 건데, 필? 화염 방사기로?"
"헤르미온느, 나 너한테 꼭 할 얘기가 있어!" 헤르미온느와 필리스가 톰에 대해 토론하는 동안, 라벤더가 마치 헤르미온느를 십년 동안 보지 못한 것처럼 이쪽 발에서 저쪽 발로 안달이 나서 깡총거리며, 확 터뜨렸다. "진짜, 진짜 너 이거 봐봐야 되는 거 같아."
톰 리들의 주제에서 벗어나게 된 것에 거의 안도해서,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관심을 그 탈색한 금발 머리 소녀에게로 돌리자, 라벤더가 빨간색으로 반짝거리며 빛나는 제목으로 Un Amour Mortel et D'autres Sortilèges Tragiques 라고 찍힌 가느다랗고 노랗게 바랬지만 여전히 매우 검은색 표지의 책을 들어 보였다.
Un Amour Mortel et D'autres Sortilèges Tragiques (앙 아무흐 모흐뗄 에 도트흐 소흐띨리쥐 트라지크) ?
헤르미온느가 잠시 두뇌를 파헤쳐, 대강이나마 제목을 번역하려고 그녀의 무뎌진 프랑스어 지식을 긁어모았다.
프랑스어? 헤르미온느가 궁시렁거리며 생각했다. 그녀가 회상하기로는 마지막으로 유창하게 프랑스어를 구사했던 적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파리 여행을 갔던 때였고...그건 그녀가 자신이 마녀라는 걸 발견했었던 해의 여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소위 '마법적 과도기' 를 거치며, 팍! 프랑스어 단계를 빠져나와, 라틴어 단계로 곧 들어왔었다. 웬 난데없는... 프랑스어?
마침내, 헤르미온느가 단어들을 모아서 가까스로 뜻을 생각해냈다. : 치명적인 사랑과 다른 한때의 비극적인 마법들
어리둥절해서 - 헤르미온느가 별로 반기는 감정은 아니었다 -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친구를 눈을 가늘게 뜨고 올려다보았다. 그러다가 라벤더가 예전에 로맨스 소설들은 오리지널 사랑의 언어인 프랑스어로 읽어야 제맛이라고 주장했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났다. "라벤더, 이게 무슨- "
"아키오 빌어먹을 장식 약정!"
답답해 미칠 지경이 된 필리스가 무릎을 꿇고 일어서서 책들과 흐트러진 양피지로 난리법석인 마루쪽을 향해 주문을 날렸고... 잠시 후, 여러 종이들이 날더니, 한 빳빳하고 공식적으로 보이는 서류가 그 그리핀도르의 손안으로 쉬익 날아들었다.
"찾았다!" 필리스가 승리에 차서 선언했다. 그러나, 그녀의 승리감은 얼마 가지 못했고, 그녀가 헤르미온느를 향해 살짝 진저리가 난 눈빛을 쏘았다. "우리가 반년 뒤에 졸업한다고 누가 감히 상상이라도 하겠니? 대체 왜 진작 이럴 생각을 못했지?"
헤르미온느가 아까 약정을 소환하려던 생각을 해냈다가... 생각난 것과 같은 빠르기로 까먹었던 걸 기억하며 살짝 빨개졌다. "남자 얘기 하느라 정신 못차리고 있었지. 인정하긴 괴롭지만."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약정을 찾은 것에 나무나 마음이 놓인 나머지, 누가 봤다면 꼭 모든 시간 여행자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는 미래의 계시가 쓰인 기록이라도 본 게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다. 가슴에 손을 얹고는, 실제적으로 빛을 뿜으며, 헤르미온느가 팔을 위로 뻗어 필리스의 내밀어진 손에서 그 약정을 빼 쥐었다. "고마워 필리스. 나 이걸 8시 정각까지 디펫에게 가져다 줘야하거든. 어기면 회장직 박탈하겠다고 디펫이 엄포를 놓았어."
"그거, 근사한 생각인데."
"오, 그러게 말야-"
"헤르미" 라벤더가 고집스럽게 졸랐다. 매니큐어가 칠해진 매끈한 손톱으로 다급하게 그녀의 프랑스 책의 거의 여지없는 핏빛 빨간 글씨를 콱 찌르는 동안, 라벤더의 목소리가 칭얼대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내 생각으로는 이거 중요한 것 아닌가 싶다구!"
3년이나 지났지만, 헤르미온느는 라벤더가 붙인 그녀의 애칭에 아직도 인상이 찡그려졌다. 그녀는 휴일 야회 무도회 준비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보장되는 남아있는 학기가 주는 짐의 무게가 신속히 그녀 위에 쌓아 올려지는 걸 느꼈다. 헤르미온느는, 특히나 그녀의 친구들에게 퉁명스럽게 굴기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말고, 라브, 제발!"
말을 내뱉는 와중에도, 넋을 놓아버릴 것 같이 지친, 메스껍고,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그녀의 감각을 강타하려 했다. '장식 약정' 을 앞에 떨구며, 헤르미온느가 손가락 끝으로 서서히 그녀의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그녀가 지금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이야말로, 억지로 라벤더가 꽂힌 또 하나의 흥미진진하게 야하고 느끼한 러브 스토리를 읽는 것이었다.
그러나, 라벤더는 아랑곳하지 않고 또 하나의 칭얼거리는, 귀청이 찢어지는 소리를 냈다. "헤에에르으으미"
헤르미온느는 그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머릿속의 욱신욱신한 지끈거림을 무시하려 애쓰며, 그녀가 고수머리 가닥을 입으로 불어 얼굴에서 치우고, 라벤더에게 커피 테이블을 가리키며 손을 흔들었다. "고마워, 라브. 그냥 저기에다가 둬, 알았지? 나중에 볼게."
"좋아, 알았어." 휴일 야회무도회 재난 구역을 몹시 화려한 발레 도약을 선보이면서 넘고는, 라벤더가 헤르미온느가 가장 좋아하는 가죽 소파를 돌아 지나, 그 책을 주로 장식용으로 쓰이는 작은 스탠드 위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 Un Amour Mortel et D'autres Sortilèges Tragiques 의 노란 페이지가 그 과정에서 먼지 물결을 내뿜었다.
라벤더가 헤르미온느와 필리스 곁으로 돌아오며 밝게 물었다. "둘이 뭐하고 있는 거야?"
"음..."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펜 끝 깃으로 무심코 뺨 한쪽을 긁적이고는, 장식 약정 조항들을 눈으로 훑어보며, 콧등을 찡그렸다. "휴일 야회 무도회 준비랑 뭐 그런 것들... 정확히 6일 남았으니까- 멀린 맙소사. 필, 우리 이제 대연회장을 크리스마스 휴일, 겨울 동화의 나라 걸작으로 만들 시간이 6일 밖에 안남았어!"
"그만. 그렇게 극적으로 중요한 것처럼 말하지 마. 더 죽을 맛이잖아." 필리스가 처절하게 투덜거리며, 카펫을 향해 얼굴을 털썩 묻었다. 그녀의 안경이 날아감과 동시에, 두 팔이 비참하게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오, 너희들은 해낼 거야. 니들이 할 수 있단 걸 난 알아." 라벤더가 오직 라벤더만이 지닌 천진난만하고 자신있는 확신의 어조로 말하며 경쾌하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헤르미온느는 이번 한번만은, 저 금발소녀의 죽지 않는 신념을 그녀도 가질 수 있었으면 하고 소원했다.
에너지가 넘쳐나서 이쪽 발 저쪽 발로 깡총 거리며, 라벤더가 쾌활하게 덧붙였다. "그리고 헤르미온느, 만약에 너 패어 필요하면 - 패션 어시스턴스 말야, 네 여학생 회장 전문 용어에 덧붙여 놔. 드레스 로브 같은 것에 코디 도움이 필요하면, 나한테 말만 해. 네가 '하지마, 라브!' 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널 눈부시게 고쳐줄 테니깐."
헤르미온느가 목이 턱 막혀서 기침과 함께 얼굴이 찌푸려지는 걸 참았다. "걱정 마, 라브. 만약에, 어떤 지구가 망할 사정으로, 내가... 패어...가 필요하다면, 너한테 제일 먼저 연락하겠다고 약속할게."
"좋았어." 씩 웃으며, 라벤더가 허리를 숙이고는 비평적인 눈초리로 '학생 장식 마법 약정' 을 훑어보았다. 그녀가 제일 첫 문장을 눈을 가늘게 뜨고 보았다. "이것만 있으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어떻게든 대연회장을 꾸밀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거야?" 그녀가 감탄했다는 듯한 소리로 물었다. 라벤더가 새로 발견된 존경심을 가지고 그 양피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어. 게다가 내가 어떤 식으로나, 모양으로나, 형태로 망쳐놓는 날엔 날 정학/퇴학 시킬 수 있는 학교 경영자 권한도 명시되어 있지." 헤르미온느가 남학생/여학생 회장의 서명을 하도록 된 단어들 아래의 빈 줄을 조심히 살피며 험악하게 말했다. 깃펜을 주의깊게 들고서, 헤르미온느는 마치 사망 계약서에 서명하려는 듯한 자세로, 톰 리들의 서명 옆에 그녀의 이름을 신속히 적고는, 마찬가지의 빠르기로 그 서류를 확 밀쳤다. "뭐, 적어도 이 부분 일은 끝났네-"
"음, 헤르미온느?" 필리스가 다급하게 끼어들었다. 그녀의 목소리에 돌연 공황 상태의 끼가 묻어났다. "너 디펫이 8시 까지 그 약정을 가져오라고 했다고 하지 않았니?"
"그랬지..."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럽게 말을 흐리며, 최악을 상상했다. 그 장식 약정을 확 잡아채 올리는 헤르미온느의 가슴이 이미 다가올 100미터 달리기의 미친 돌진을 예견하며 격렬하게 고동쳤다. 그녀가 즉시 강하게 물었다. "몇신데?"
필리스가 다시 오른쪽으로 최대한 고개를 기울이고는 반대쪽 벽에 있는 벽에 걸린 괘종시계를 정확히 읽기 위해 라벤더의 주변을 이리저리 흘끔거렸다. "일곱 시 오십오 분 하고 사십사 초."
오 하느님. 난 죽었다.
헤르미온느가 말 그대로 곧장 펄쩍 뛰어 일어났다. 그녀는 그녀의 현대시각 7학년 당시의 필사적이었던 호그스미드 전쟁 이래로 - 그녀의 목숨을 위해, 해리의 목숨을 위해, 눈에 보였던 다른 모든 학생들의 목숨을 위해 필사적인 전쟁이었다 - 이토록 민첩했던 적은 생각나지 않았다. 한번의 유연한 동작으로, 휙 돌아서서 초상화 구멍을 향해 튀어가는 헤르미온느의 로브가 그녀의 뒤에서 마치 거대한 낙하산처럼 물결쳤다. 그녀가 어깨 너머로 흥분해서 외쳤다. "내 여학생 회장 직위를 구하기까지 2분 남았어!"
"넌 절대 해내지 못할 거야!" 라벤더가 목소리를 크게하기 위해 입에 양손을 확성기처럼 대고서 그 사라지는 갈색머리 소녀의 뒤에 대고 흡사 격려하듯이 고함을 질렀다.
잠시 후, 라벤더가 양 손을 공중에 던지고 필리스와 같이 뒤쫓아 갔다. "야! 기다려!"
그 후 라벤더의 헤진, 검고 빨간 "로맨스" 소설책이 헤르미온느의 의식에 다시 떠오르기까지는 거의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러야 했다.
1944년 12월 20일 월요일
오후 06시 43분
"용의 이빨이 필요해. 지금, 지금 당장, 서둘러. 너 용의 이빨을 가지고 있기는 한거냐, 네페르타리? ...어서 줘. 좋아. 바실리스크의 비늘... 우리 모두 늙어 죽기 전에, 네페르타리-"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하며, 헤르미온느가 딱딱거리려던 걸 참고 비늘이 덮인 거친 조각을 아브락사스 말포이의 내밀어진 손으로 확 밀쳐 놓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마음속으로 그녀의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와 톰 리들에게 두 대의 화살을 쏘았다. 전자는 물약 제조와 어둠의 마법 방어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험하는 이 바보같은 조 과제를 낸 것에, 후자는, 너무 자주 학교 병동에 입원해서 이 거만한 금발청년을 혼자 다루도록 그녀를 남겨둔 것에 대해서.
헤르미온느는 그녀의 삶에서 기껏 한 말포이를 치웠더니만, 이를테면, 다른 말포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운명을 저주했다.
아브락사스가 노란 빛이 도는 녹색의 희미한 바실리스크 비늘을 들어올리고, 눈을 가늘게 뜨며, 흐릿한 물약 교실의 조명 아래에서 비평적으로 관찰했다. "이런, 이런, 이런. 나 감동했다. 너 이걸 어떻게 구해냈냐, 네페르타리?"
이번엔 헤르미온느가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목구멍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녀의 지팡이가 달린 손이 씰룩씰룩 움직이고 있었다. 넌 해리가 이걸 얻으려고 무슨 일을 겪었는지 상상도 못할 거다, 밥맛아. 그리고 너한테 얘기해 주지도 않을 거야!
"말포이, 그냥 집어넣기나 해. 내가 전체 물약을 네 무릎에 쏟아 붓기 전에." 헤르미온느가 크리스마스 휴일이 질질...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기 전에 정말로 맞이하는 마지막 주의, 마지막 수업 시간이라는 것에 이미 짜증이 난 터라, 신경질적으로 톡 쏘았다.
그래, 내일이면 대연회장의 탈진할 것 같은 마지막 마무리 장식이 끝날 것이었다. 그래, 야회 무도회가 바로 내일 밤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래, 그녀가 톰 리들과 함께 가게 될 것이다. 그래, 그녀는 무엇을 입고 갈지 조차 전혀 염두해 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 만큼의 멀리 일도 생각하기에 너무 마비가 된 상태였다. 그래서 지금 그녀는 하루 하루 보다는 일분 일분을 헤쳐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행동보다는 말이 훨씬 쉬운 임무였다.
"과연 네가 네 성적을 무릎쓰고 그럴까, 네페르타리?" 아브락사스가 그 예의 말포이 표 능글맞은 웃음과, 말포이 표 우쭐한 자신감으로 서명을 하며 장황하게 물었다. "난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그러셔? 한번 볼래. 난 네 성적을 망쳐놓기 위해서라면 내 성적 쯤은 행복한 마음으로 묵묵히 희생시킬 수가 있는데. 그 금발청년이 우람하고 건장한 퀴디치 주장에겐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마치 발레리나가 하는 식으로 손을 펼치면서 바실리스크 비늘을 부글부글 거품이 이는 연기 나는 가마솥에 첨가하는 동안, 헤르미온느가 매우 론과 같은 생각을 하며 묵상했다.
헤르미온느의 눈이 그 묵직한 녹색의 끈적한 액체 속으로 가라앉는 비늘의 서거를 지켜보았다. 그녀는 드레이코의 할아버지와 그다지 상당한 시간을 보내진 않았었다. '오빌리비아테' 마법이 곧잘 일으켰던 성가신 부작용들 없이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발전된 혼합물인, '실비아리우스' 물약을 제조하기 위해, 단지 통틀어 10시간 분량의 모임을 가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시간도, 그녀가 그와 보내야 하는 원래 필요한 시간을 초과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말포이는 "우연히" 그들이 필요한 것보다, 혹은 지켜야할 규칙보다 훨씬 더 기초단계에서 그 물약을 시작하는 과정을 연장시켰었다.
그러나 같이 보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음에도, 헤르미온느의 마음엔 그녀가 아브락사스 말포이를 혐오한다는 것엔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그것도 그녀가 이제껏 단 한번이라도 톰 리들에게 느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헤르미온느는 젊은 볼드모트 경보다 말포이 주변에 있는 것이 그토록 훨씬 더 불편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정확히 왜인지 알아내기까지 수 주 동안 곰곰이 생각했었다. 그녀는 마침내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현시점의 톰은 간단히 말해, 그의 지적인 확신과 조용하고 차가운 초탈에서 힘을 얻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에, 말포이는 심지어는 예전의 드레이코를 쉽게 능가하는 소름끼치게, 으스대고, 비위 상하는 시끄러운 오만에서 힘을 얻었던 것이다...
그리고 헤르미온느가 이 고립되고, 조명이 나쁜, 다소 음산한 지하감옥 같은 교실에서 마주하기 전적으로 편안치 않은 것이 바로 그 타고난 자만이었다.
"자, 아쉽지만, 그게 마지막 단계다." 헤르미온느가 비꼬며 알렸다. 그녀는 목소리에 억지로 경쾌한 어조를 담았지만, 온몸의 감각을 경쾌하게 누비는 더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녀가 말포이의 마법약 교과서를 탁 하고 닫고는 마치 그것이 병균에 오염이라도 된 듯 그녀로부터 확 밀어 치웠다. "3주 동안 끓인 다음 테스트하면 끝이야."
몇 개의 주문을 중얼거린 후, 지팡이를 성가시다는 듯 휘두르며, 말포이가 재빨리 그 작은 알코브 모양의 마법약 특활실 주변을 재빨리 청소했다. 그가 헤르미온느를 놀래키며 명백히 익숙하게 청소 주문들을 외웠고, 끓고 있는 가마솥을 공중으로 동동 띄워 김이 자욱한 거의 동일한 모양의 검은 가마솥들이 줄지어 나열된 선반에 올려놓았다. 가마솥이 안전하게 착지하자마자, 그 아래에 낡은 꼬리표가 나타나 단어를 갈겨썼다. 에이. 말포이, 에이치. 네페르타리, 티. 리들; 실비아리우스.
바로 그 때 말포이의 논평이 난데없이 나왔다.
헤르미온느를 향해 돌아보며, 하지만 아직 책상을 둘 사이에 둔 채로, 말포이가 잘난 체 킥킥 웃으며 선언했다. "우리 그 혼혈 자식한테 먼저 먹이자. 우리한테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하게 말이야. 아무튼 그 녀석 조과제 수행도 무지막지하게 빼먹었는데, 우리가 걔한테 만회할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어. 게다가 어차피 그 녀석은 이미 아프니까, 별로 달라질 일도 없을 거 아냐."
히죽거리며, 말포이가 책상을 가로질러 몸을 숙이며 음모를 꾸미기라도 하는 듯 속삭였다. "내가 들은 바로는 그 자식 조만간 죽을 거라더라."
다소 예상 밖으로, 분노의 돌풍이 헤르미온느의 뱃속을 뚫고 몰아쳤고, 거의 즉시, 그녀의 두 눈이 위협적으로 가늘어졌다.
워어... 진정해, 헤르미온느. 그녀가 마음속으로 자신을 달랬다.
저건 그냥 연기야. 연기여야 해. 결국, 헤르미온느가 다소 쓰라리게 자신에게 상기시켰다. 말포이는 톰 리들이 죽음을 먹는자들을 결성한 이래로 톰 리들의 공적인 친족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러나, 여전히, 헤르미온느는 냉기가 도는 매서운 목소리로 반박하기 전에, 혀를 꾹 깨물어야 했다. "아니, 우린 톰 리들에게 먼저 마시게 하지 않을 거야. 우린 이미 다같이 마시기로 했으니까. 그것도 릭터의 감독 아래. 마지막 2분 동안의 우리의 기억이 없어지는지 평가하고 결과에 성적을 매길거라고 하셨잖아. 그러니까 우린 그 지시대로 할 거야, 말포이. 다르게 할 이유가 없지..."
아브락사스의 능글맞은 미소에 대적하는 미소가 헤르미온느의 얼굴을 깨고 내왔고, 달콤함이 넘치는 목소리로, 그녀가 섬세하게 덧붙였다. "만일 네 생각에 네가 재료를 잘못 넣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한엔 말야?"
헤르미온느가 한쪽 눈썹을 넌지시 들어 올렸다가, 마치 스스로 말도 안된다는 듯 맹렬히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아냐. 위대하고 찬란한 아브락사스 말포이가 하는 일인데 그럴 리가 없지!"
말포이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그가 마치 어떤 큰 비밀을 막 알아냈기라도 한 것처럼, 헤르미온느를 향해 고개를 기울이며, 책상을 돌아 커다랗게 한 걸음을 떼었다.
본능적으로, 헤르미온느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녀의 가녀린 몸집이 험악해진 우람한 퀴디치 주장 옆에서 난쟁이가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헤르미온느의 손이 그녀의 오른쪽 호주머니로, 그리고 그녀의 지팡이로 1인치씩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갔다.
"네페르타리, 너같이 완전무결한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혈통 핏줄은, 지구상의 모든 기회를 다 거머쥐고 있어." 말포이가 그의 조롱조의 목소리에 과장스러운 걱정을 담아 시작했다. 그가 혐오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말면서, 조소와 비아냥거리는 유머를 섞어 계속했다. "그런데도, 넌 어떤 쓰레기 파먹게 가난한, 거리의 튀기 쥐새끼를 변호하고 있는 거냐?"
걜 변호한다고? 그게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짓인 건가?
이 예상못한 사건의 반전에- 믿기지가 않아서- 헤르미온느의 오른 눈썹이 극적으로 아치형을 만들었다. 말포이가 벼락맞게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이거나, 헤르미온느가 맹렬히 생각했다. 아니면 저 녀석이 젠장맞게 정말로 진지한 소리를 하는 거거나 둘 중 하나야!
말포이가 헤르미온느에게 아랫사람에게 하대하듯 머리를 흔들며, 마치 심하게 실망한 교수처럼 쯧쯧 거렸다. 그 행동은 헤르미온느로 하여금 옛날 드레이코 말포이를, 아직 개과천선하지 않고 다소 사악했던 시절의 드레이코 말포이를 위험스러울 만치 연상시켰다. "그런데도 난 이 모든 시간 동안, 네페르타리 네 취향이 그런 오물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니."
하지만 톰 리들과 아브락사스 말포이는 함께 일하고 있는 사이여야 하는 거 아니었나?
매번 죽음을 먹는 자 모임 후에, 해리는 늘 헤르미온느를 찾아내서, 중대한 비밀을 밝히 듯 속삭였었던 것이다. "걔들이 다시 뭔가를 꾸미고 있어, 미온느! 그 두 자식들이 그 전체 시간동안 상석에 앉아있는 게 뻔히 보여. 말포이와 그자가 분명해. 마치 젓가락 한쌍 같다니까. 둘이만 토론하고, 준비하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죽음을 먹는 자들 에게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 리들이 목소리에 변조 마법을 걸었다고 해도, 숨길 수 없어. 그자는 아직도 분명히 말포이와 함께 더 커다란 계획을 꾸미고 있다고!"
분명히, 헤르미온느의 마음이 살며시 메아리치며 반복했다.
하지만 말이 되지 않았다! 이 일의 그 어떤 것도 앞뒤가 맞지 않았다! 만일 말포이가 정말로 슬리데린 후계자의 든든한 사도라면, 그가 아직도 톰 리들을 깔보는 것이- 그것도 저렇게 온 진심을 다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마법세계의 오물이라고 깔보는 것이 말이 되나? 심지어 저 모든 것이 극도로 능숙한 연기라고 할지라도 말야? 오히려, 말포이가...
글쎄, 헤르미온느는 말포이의 뒤틀린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진 못했지만, 그가 좀더 순수 혈통 추종자들을 끌어 모으려고 한다던가, 뭐 그 비슷한 일을 하려고 애써야하는 거 아닌가?
헤르미온느는 알 수 없었고, 뭔가를 이토록 온통 알수 없다는 사실에 그녀는 몹시도 죽을 지경이었다.
찰나적으로 헤르미온느의 마음이 열렬히 과부하가 걸릴만큼 작동하기 시작했고, 그러는 동안 그녀의 얼굴이 아브락사스 말포이를 아주 못마땅하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 갈색머리 소녀는 이윽고 다소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어찌어찌해서, 톰과 말포이가 함께 일하지는 않고 있나보다는, 어쩐지 말포이가 아직은 톰 리들이 슬리데린의 후계자라는 걸, 심지어는 필경 그가 죽음을 먹는 자들의 리더인 것조차 모르고 있나보다는 추측에 근거해서 이후의 모든 그녀의 반응을 결정짓기로 했다.
물론, 헤르미온느는 어떻게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키나 할까 알 수 없었지만, 그저 만약은 알 수 없는 거니까...
"말포이, 달링." 헤르미온느가 부드럽게 소곤거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고, 눈에 띄게 차분했고, 이상하리만치 위험스러웠다. "내가 너에게 조금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봐. 거기에 대해 사과할게." 그녀가 그 금발을 우리에 갖힌 짐승을 보듯 훑어 보면서, 마음 일부로는 여기에 서서 이렇게 오롯이 널리 알려진 죽음을 먹는 자와 단독으로 다투기로 선택한 자신 스스로에게 놀라마지 않았다. "편견을 없애는 일은 네 수준 밖의 단계라는 걸 이제 알겠어. 괜찮아. 집안... 내력인가 봐."
자신의 마지막 말이 전반적으로 진실이라는 점이 우스워서, 헤르미온느가 히죽 웃었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태도가 얼마나 빠르게 격심하게 부들부들 떨리는 분노에서 지금은 파문이 일지 않는 싸늘한 지존의 오라로 변화했는지에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말포이의 어리벙벙해진 표정으로 비추어 보아, 그 역시도 그녀 안에 그런 종류의 기질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주었다.
별안간, 헤르미온느는 그녀의 목소리가 왜 그렇게 굉장히 낯익으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그녀 자신 같지 않게 들리는지를 깨달았다.
그녀의 말투가 정확히 톰 리들이 격노했을 때와 같은 말투처럼 들렸던 것이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그 사실은 어쩐지 헤르미온느의 용기를 더욱 북돋아 주었고, 그녀는 실제로 말포이를 향해 위협적으로 한걸음 더 다가갔다. 그녀가 그 금발에게 가졌던 그 어떤 두려움도 순수한 얼음장 같은 경멸로 얼어 붙었다.
"너 그거 아니? 바로 딱 너 같은 작자들이, 그런 작자들이 이 세상을 망칠 거라는 걸." 헤르미온느가 역겹다는 듯 쉿 소리를 내며, 말포이의 가슴을 향해 손가락 하나를 찔렀다. "게다가 끔찍한 건, 정말 끔찍한 건, 네가 그 일을 기쁨에 들떠서 할 거라는 거야! 하지만, 꼭 기억해 둬, 말포이." 그녀가 작고, 압도적인 미소를 지으며 계속했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네 영지가 얼마나 값비싸든, 네 미래의 아내의, 불쌍하기도 하지, 혈통이 얼마나 수세기를 거슬러 가든 상관없이 - "
헤르미온느의 손가락이 그녀의 옷깃 아래를 뒤적이며 '기원의 신물'을 확 빼내서, 그 값을 매길 수 없는 보석을 말포이의 코 앞에 달랑거리게 하는 동안, 그녀의 반짝이는 시선이 말포이의 격노한 회색빛 푸른 눈을 한번도 떠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혈통의 모든 힘이 저장된 이 돌덩이를 목에 걸고 있는 사람은 네가 아니라는 걸."
말포이와 3미터 이상 더 가까운 거리에서 필요 이상으로는 단 1초도 같이 보내기 싫은 마음에, 그녀가 뒤로 물러났다. 말포이의 죽일 듯이 노려보는 눈길에도 조금도 그녀의 자존심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에, 헤르미온느가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가 정신을 잃고 그녀를 공격하지 않은 것에 희미하게 안도했다.
말포이 자신은 그러나 그다지 감명을 받은 듯 보이지 않았고, 얼마 후 그는 자신의 어리둥절한 상태를 깨트리고 나온 듯 보였다. "일단 누가 더 높은 혈통인지 따지는 건 다 제쳐두고, 네페르타리..."
느긋하고, 사악한, 알만하다는 비웃음이 말포이의 잔인하도록 즐거워보이는 얼굴에 번져나갔다. "친구로서, 염려하는 같은 순수 혈통 친구로서, 내가 너에게 순수혈통 친화 방정식 하나 알려줘도 괜찮겠지. 네가 제 정신을 차렸으면 해서.... 너와 네 슬리데린-낙오자 남학생 회장이 뭔가 경솔한 일을... 이를테면 번식 같은 걸 하기 전에 말야."
그 말이 말포이의 입에서 빠져나온 순간, 이제껏 느꼈던 그 어느 것과도 비견할 수 없는 차가운 분노가, 각각의 뼈와, 각각의 관절을 뚫고, 모든 냉랭함을 뚫고, 온 몸의 마디마디가 불에 타오르는 것처럼 헤르미온느의 온 몸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건 그저 말포이가 그녀 자신과, 톰 리들을, 번식 이라는 단어와 한 문장에서 언급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말포이, 저 저능아는, 그저 의기양양해서 히죽 웃음을 지었다. 마치 그가 정곡을 찌른 것이 빤히 보인다는 듯, 그가 그의 백금빛 머리를 우스꽝스럽게 은밀한 모양으로 그녀를 향해 약간 숙이고는, 일부러 비웃는 톤으로 그가 속삭였다. "피... 더하기... 진흙은... 항상 쓰레기와 같아."
그 정지된 한 순간, 그 찰나적인 한 순간, 헤르미온느는 그저 그 우쭐하고, 자만이 넘치는 금발 소년을 향해 입을 턱 벌렸을 따름이었다.
그 모든 해를 보낸 후에, 머글 출신으로, 잡종으로, 혹은 심지어 더 심한 존재로 차별을 받으며 그 모든 해를 보냈음에도, 헤르미온느는 아직도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가학적으로 그런 엉터리 종류의 믿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이 세상이 그 것보다는 나은 세상이길 기도했었다. 멀린 맙소사, 심지어 톰 리들 조차 저런 식으로 순수혈통 주권을 설교하는 걸 들어본 적은 없었는데도, 그녀는 모든 사람들 중에 그가 제일 극단적인 머글 혐오론자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지금 까지는.
지금 이 순간은, 아브락사스 말포이야 말로, 헤르미온느의 최고 혐오 리스트의 꼭대기에서 단독으로, 악명 높게 노려보며, 찬란하게 그 이름을 반짝이고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말포이의 언급이 대부분은 톰 리들을, 성인이 되어 그녀의 부모님을 살해하게 되는 유일무이한 바로 그 톰 리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개의치 않았다.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헤르미온느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어떻게... 어떻게 ... 감히 그... 그 어느 누구에게 라도 저런 말을 할 수가!
헤르미온느의 라테 눈빛이 완전무결한 증오심으로 번쩍였다.
그 갈색머리 소녀가 돌연 몸을 떨더니 오른 쪽 팔에 경련을 일으켰다. 순진한 척 보이려고 노력하며, 얼굴에 나타났던 모든 증오심의 흔적을 지우려고 애쓰면서, 헤르미온느가 당황한 척 소리를 질렀다. "오... 오 하느님 맙소사!" 또다른 경련이 그녀의 옆쪽 위로 지나갔다. 그러고 나서, 마치 떡밥을 문 낚싯대를 잡고 있는 어부처럼,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팔을 휘청거리며 흔들었고, 다음은 다리를 후들거렸다. "내 오른쪽 전체가 막... 경련이 나!"
헤르미온느가 예상했던 대로, 마지못해서, 말포이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너무 가까이 다가와서 그녀는 실제로 그의 입에서 나오는 메스껍게 뜨거운 공기가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녀를 비평적으로, 수상쩍게, 마치 그녀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 어머나, 저녀석 생각보다는 똑똑한 소년이네 - 살펴보더니, 말포이가 그의 지팡이 끝에서 위협적으로 임박한 곳에 손을 위치시켜며 말했다. "내 눈엔 완벽하게 괜찮아 보이는데, 네페르타리."
그의 평가하는 눈초리가 헤르미온느의 몸을 다시금 위 아래로 훑어내렸다. 하지만 이번엔 훨씬 덜 비평적인 시선이었고, 대신 훨씬 더 말포이 자신의 개인적인 오락 감상용이었다. 헤르미온느가 으르렁 거리려는 걸 참고,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려는 팔을 다시 옆구리에 꾹 붙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말포이, 이건 진짜 심각한 상태야!" 그녀가 목소리 높이를 나오고 싶어하는 것처럼 돌연 공포에 빠져 올라가게 하기보다는 평평히 하려고 애쓰며 주장했다.
말포이가 그녀를 향해 성큼 한 걸음 더 내딛자, 똑같이 성큼 헤르미온느가 뒤로 춤추듯 물러났다. 헤르미온느의 입맛엔 조금 너무 심하게 에너지가 넘치는 자세로 다가온 말포이의 얼굴엔 게걸스럽고 탐욕스러운 추파가 담겨있었고, 그건 그가 너무 심하게 많은 악마같은 생각들을 품고 있다는 분명한 경고였다. 돌연... 그가 미소를 지었다.
헤르미온느는 여태까지 와는 차원이 다른 소름이 척추를 타고 찌릿 흐르자, 더 이상 경련을 흉내낼 필요조차 없어졌다. 진정으로 악랄한 미소가 아브락사스 말포이의 얼굴에 피는 걸 보는 이 순간, 헤르미온느는 이 심하게 외진 거무죽죽한 마법약 교실에서, 학기 마지막 날에, 그것도 거의 모든 교수들은 그들의 중간 학기 후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러 떠나고 없는 때에, 그와 단 둘이만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어디로 도망갈래, 네페르타리?' 하는 조롱이 말포이의 음흉한 눈빛에 드러났다...
의심할 여지없이, 그건 헤르미온느가 평생 보아왔던 것 중 가장 소름끼치는 이미지들 중 하나였다.
"내 말은," 갈색머리 소녀가 서둘러 말을 이으며,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해 자신을 대비시켰다. "이따금 난 막 이런...경련이 일어나곤 하거든- "
돌연,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가녀린 몸 전체에 힘을 주고 굳건히 바닥을 딛더니, 그녀의 오른 팔을 뒤로 확 세게 잡아 당긴 후에, 온몸의 무게 중심을 싣고 그네처럼 홱 전신을 앞으로 튕김과 동시에 그녀의 주먹이 아브락사스 말포이의 접근하는 능글거리는 얼굴을 마주하며, 이제껏 그녀가 7년 동안 호그와트를 다니면서 잡종이라는 욕을 들었을 때 마다 느꼈던 하나 하나의 감정을 모두 한데 모아 퍽 올려쳤다.
빠직!
그 즉시, 두 개의 일이 동시에 벌어졌다. 말포이가 엄청나게 큰 비명을 지른 것이 그 하나였고, 그의 머리를 -그것이 연결된 나머지 몸과 함께 - 뒤로 휘청이게 한 헤르미온느의 펀치의 힘이 헤르미온느의 오른 손에 눈이 멀 정도로, 타는 듯한 고통을 폭발시킨 것이 그 두 번 째였다.
헉 하고 공기를 들이키면서,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손을 홱 다시 가져와, 미친 듯이 흔들었다. 피의 찌릿한 금속 맛이 느껴질 정도로 강하게 입술을 깨물면서, 그녀가 작은 원을 그리며 손을 부여쥔 채 깡충깡충 뛰었다. 그러나, 말포이가 격렬한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며 헤르미온느를 향해 다시 비틀거리며 다가오자, 싸우기 아니면 달아나기 본능의 아드레날린이 그녀의 몸에서 끓어올랐다.
거의 그녀의 주먹 펀치 만큼이나 잽싸게, 헤르미온느의 오른쪽 발이 본능적으로 빛의 속도로 홱 올라가서, 말포이의, 말하자면, 중요한 부위를 정면으로 가격했다. "어머나, 또 경련이 이네. 정말 몹쓸 병이야 - "
말포이의 깊고, 일그러진 비명이 고통에 못이겨 "아아아아아악!" 하고 터졌을 때, 헤르미온느가 민첩하게 출구를 향해 - 닫혀진 교실 문 쪽으로 - 더 가깝게 한 걸음 풀쩍 뛰었다. 그녀가 그녀를 노리던 잠재적인 성폭력범으로부터 두 걸음 더 떨어졌을 무렵, 아브락사스 말포이가 실제로 바닥으로 무릎을 꿇고 쓰러졌고, 그의 코에서, 입에서 - 겉으로만 보면 모든 곳에서 - 시뻘건 피가 뚝뚝 떨어졌다...
헤르미온느의 동작이 그녀에게 보탬이 되기는 했지만, 그 즉시 말포이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의 고통에 휩싸여 흐려진 시야가 상당히 밝아진 듯 보였다. 납빛이 되어, 그가 고함을 질렀다. "네페르타리, 네가 빌어먹을 살라자르 슬리데린 본인의 어둠의 여왕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넌 죽은 목숨인 줄 알아, 이 여자야!" 그의 얼굴이 성난 황소처럼 일그러졌고, 그의 피범먹이 된 입과 대적할 만큼 깊은 진홍색으로 달아올랐다. 그러는 동안 그의 손이 동시에 그의 주머니에 있는 지팡이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얼어붙었다. 헤르미온느의 싸늘하게 자리잡은 지팡이의 길이가, 불길하리만큼 그의 피범벅인 코에서 불과 몇 인치 앞에서 맴도는 걸 발견하고는.
"조심해, 말포이. 조심해." 헤르미온느가 부드럽게, 하지만 파괴적인 톤으로 말했다.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의 독특한 특징이 얼마나 많이 톰 리들의 것과 닮은 소리로 다시 돌아가서 내는지 놀라하면서. "내 지팡이가 벌써부터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이쯤 되면 너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아야 할거야."
아마도 진정한 슬리데린을 적절히 다루는 유일한 길은 네 자신이 진짜 슬리데린처럼 행동하는 길인가 보군.
그녀가 막연히 생각하면서, 그녀의 거의 부서진 손과, 이루 말할 수 없이 당황스러운 마음이 그 전체 상황 동안 안정을 유지했다는 것에 어느정도 충격을 먹었다.
말포이가 야생 짐승같은, 격노한 으르릉 거리는 소리를, 다른 어떤 날이라면, 아무리 용감하게 무장한 심장이라고 해도 두려움을 불러 일으켰을 소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오늘은, 적어도, 헤르미온느의 시선이 두려움 없이 말포이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녀의 어쩌면 거의 죽음에 가까웠던 경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의 말포이 가 사람들이 대대로 지닌 푸른 동공을 둘러싼 흰자가 명확한 빨간 빛을 띠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알아챘을 때 급작스레 피식 웃음이 나려는 걸 참았다.
"여학생 회장을 정당방위를 할 수준까지 노골적으로 위협한 죄로 슬리데린 으로부터 50점 감점." 헤르미온느가 이미 복도로 난 문 쪽까지 약 몇미터 가까이로 물러난 채, 무표정하게 말하며, 그녀의 지팡이로 계속해서 말포이의 두 눈 사이를 조준했다. 그녀가 얇은 미소를 얼굴에 억지로 띠웠다. "더 많이 감점해야 하는데, 말포이, 훨씬 더 많이... 하지만, 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하니까, 봐주는 거야. 내가 너에게 주는, 내 마음의 친절에서 우러나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하렴."
말포이가 미친 듯이 노해서 말을 더듬을 무렵, 헤르미온느의 등이 부드러운 문과 부닥쳤다. 그녀가 마침내 문에 다달았던 것이다. 멀린님께 고맙게도, 그녀는 다치지 않은 손으로 문을 미끄러뜨려 열었다...
"오, 그리고 말포이?" 갈색머리 소녀가 차갑게 덧붙이며, 마지막으로 아브락사스 말포이의 철저히 붉으락 푸르락해서 거의 자줏빛이 된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그녀가 남긴 표식이 뚜렷하게 말포이의 턱선을 따라 로브의 앞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 견해로는, 우리 조 중에서 '번식' 상대로 결점이 있는 유일한 인간은 바로 너야."
그런 후 말포이의 두 눈에 담긴 분노가 그의 지팡이 끝으로 폭발하기 전에, 헤르미온느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교실 문을 세게 닫았다.
헤르미온느가 '기원의 신물' 을 어찌나 당연시 여겼던지, 말포이와 격렬히 싸우는 동안 그녀는 한번도 그것에 눈길을 조금이라도 준적이 없었고, 단 한번도 그것의 부드러운 한 면이 살짝 따뜻했다는 사실을, 어떤 일반적인 날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따뜻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침침한 조명을 뚫고, 복도의 축축하고 외진 곳을 사납게 쿵쾅거리며 빠져나가서, 그녀의 주먹질을 했던 다친 손을 부여잡고, 밝은 초상화들이 줄지어 걸린 학교 병동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을 때에도, 그 거대한 진홍빛 루비가 자체적으로 매우 깊은 빛을 발하는 것을 - 그 '기원의 신물'이 희미하게 핏빛 빨간색으로 달아오르는 것을 단 한번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원작자이신 Lady Moonglow 님과 번역자이신 모건르페이 님께 있습니다.